‘억’ 소리 #부담금에 #구축 인기 시들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 #분담금
현 시세 4억6000만원 보다 높은 5억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도
20년 초과 아파트만 나홀로 하락
서울의 한 공사 현장 앞 교통안내판 문구가 현재 재건축 시장을 대변하는 듯 하다.[이승환 기자]원본보기
서울의 한 공사 현장 앞 교통안내판 문구가 현재 재건축 시장을 대변하는 듯 하다.[이승환 기자]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5단지 전용 31㎡는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8월 8억원까지 거래됐지만 올해는 같은 면적이 4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도봉구 도봉동 ‘삼환도봉’ 전용 83㎡도 지난해 9월 6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4월에는 같은 면적이 5억8500만원에 손바뀜 되며 4500만원 하락했다.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 전용 82㎡는 최근 1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9월 신고가(21억원)보다 26% 낮아진 가격이다. 이 단지는 작년 11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며 재건축 착공 전 마지막 능선을 넘은 바 있다.
최근 서울 구축 아파트의 인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재건축 규제완화 속도전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으로 건설 원가가 급등하면서, 조합원이 내야하는 분담금이 덩달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구축 아파트를 사는 경우는 재건축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담금이 오르면 그만큼 차익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16일 리얼투데이가 통계청 주택총조사 자료(2022년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준공 20년 이상된 주택은 전국 1915만5585가구 중 1000만1742가구로, 이는 2015년 주택총조사 당시 준공 20년 이상 주택 716만3554가구에 비해 283만8188가구 늘어난 수준이다.
집값 만큼의 분담금을 내야 하는 사례도 속출하면서 구축 아파트의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이 전용 31㎡ 기준으로 가구당 5억원의 분담금을 통보받았다. 이는 해당 단지 시세(4억6000만원)보다 높다.
부동산 상승기였던 2021년까지만 해도 헌집 가격이 새집 가격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낮은 금리에 공사비 상승도 본격화하기 전이었던 만큼, 큰 돈 들이지 않고 더 큰 새 집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던 탓이다. 2021년 3월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의 전달 대비 집값 상승률은 0.76%로, 5년 이하 신축 아파트(0.28%)를 포함한 다른 구간을 크게 앞질렀다.